1부. AI 이해하기

Part 2. AI는 어떻게 배우는가

기계의 학습 = 숫자를 조금씩 조정하는 일

Part 1에서 AI의 70년 역사를 봤다면, 이번 장에서는 그 안에서 실제로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본다. 결론부터 말하면, AI의 학습은 숫자(가중치) 수천억 개를 아주 조금씩 조정하는 일의 반복이다.

2-1. "학습"이란 무엇인가

아이가 강아지를 배우는 과정

두 살배기 아이의 학습

시점

사건

학습

Day 1

엄마가 강아지를 가리키며 "강아지!"

처음 듣는 단어

Day 2

공원에서 고양이를 보고 "강아지!"

정정받음 → 기준 조정

Day 3

큰 푸들을 보고 "강아지!"

✓ 정답 — 칭찬받음

Day 4

양을 보고 "강아지!"

정정받음 → 또 기준 조정

이런 일이 수십 번, 수백 번 반복된다. 그러는 사이 아이는 머릿속에서 "강아지스러운 것"의 기준을 조용히 다듬어간다. 네 발, 적당한 크기, 털, 꼬리, 특유의 얼굴형… 정확히 글로 설명하지는 못해도 어느 순간 거의 안 틀리게 된다.

AI의 "학습"이 정확히 이거다. 정답을 본 뒤 틀린 만큼 자기 안의 "기준"을 조금씩 조정하는 일을 수만 번, 수억 번 반복하는 것이 학습이다.

"기준"이 도대체 뭔가 — 파라미터

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"강아지의 기준"은 어떻게 생겼을까? 사실 우리도 잘 모른다. 글로 적기 어렵다. 그냥 수많은 뉴런들의 연결 상태가 그 기준을 이루고 있을 뿐이다.

AI도 똑같다. AI의 "기준"은 수많은 숫자(가중치, weight)로 되어 있다.

모델 (출시 시점)

파라미터 개수

비고

GPT-3 (2020)

1,750억 개

GPT 주력 모델 중 마지막 공개

GPT-4 (2023)

약 1.76조 개 추정

MoE 8×220B (비공식 추정)

Llama 3.1 405B (2024)

4,050억 개

Meta 오픈소스 (공식)

gpt-oss-120b (2025)

1,170억 개

OpenAI 오픈웨이트 — 5.1B만 활성화

DeepSeek V3 (2024)

6,710억 개

MoE — 37B만 활성화

DeepSeek V4-Pro (2026)

1조 6천억 개

MoE — 49B만 활성화

GPT-6 · Claude Fable/Opus 5 · Gemini 3.1 (2026)

비공개

프런티어 모델 대부분 미공개

파라미터란 무엇인가

AI 뉴스에서 "GPT-3는 1750억 파라미터" 같은 표현을 본 적이 있을 거다.

  • 파라미터(parameter) = 가중치(weight) = AI 안에 들어 있는 "숫자"의 개수

  • 이 숫자들이 곧 AI의 "기억"이고 "기준"이다

  • 학습이란 결국 이 숫자들을 조금씩 바꾸는 일이다

왜 최신 프런티어 모델은 파라미터를 공개하지 않을까?

GPT-3 이후로 OpenAI·Anthropic·Google은 주력 모델의 파라미터 개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(OpenAI가 2025년 공개한 오픈웨이트 모델 gpt-oss 정도가 예외). 경쟁사가 따라잡기 어렵게 하려는 이유도 있고, 최근 모델들이 MoE(Mixture of Experts) 구조를 써서 "전체 파라미터"와 "실제 추론 시 활성화되는 파라미터"가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. 예를 들어 DeepSeek V3은 전체 671B 중 한 번에 37B만 쓴다 — 그래서 "큰 모델이지만 빠르고 저렴"하다.


2-2. 신경망의 구조

입력층 → 은닉층 → 출력층

신경망은 여러 개의 층(layer)으로 되어 있다.

flowchart LR
    subgraph 입력["입력층"]
        I1((●))
        I2((●))
        I3((●))
        I4((●))
    end
    subgraph 은닉["은닉층"]
        H1((●))
        H2((●))
        H3((●))
    end
    subgraph 출력["출력층"]
        O1((●)) --> R1[고양이]
        O2((●)) --> R2[강아지]
        O3((●)) --> R3[새]
    end
    I1 --> H1 & H2 & H3
    I2 --> H1 & H2 & H3
    I3 --> H1 & H2 & H3
    I4 --> H1 & H2 & H3
    H1 --> O1 & O2 & O3
    H2 --> O1 & O2 & O3
    H3 --> O1 & O2 & O3
  • 입력층: 외부에서 데이터가 들어오는 곳 (사진의 픽셀, 단어의 숫자 등)

  • 은닉층: 입력의 "특징"을 추출하는 곳 (눈에 안 보이지만 핵심)

  • 출력층: 최종 답을 내놓는 곳 (분류 결과, 다음 단어 예측 등)

각 동그라미(●)가 뉴런 1개, 각 선이 가중치(연결의 세기)다. 학습은 이 선들의 굵기를 조정하는 일이다.

비유: 회사의 채용 면접 단계

신경망 = 회사의 채용 과정

신경망

회사 비유

역할

입력층

서류전형

지원자 정보(학력·경력·자격증·영어 점수)

은닉층 1

1차 면접

"논리력·커뮤니케이션·전문성" 등 추상적 특징 추출

은닉층 2

2차 면접

1차 평가를 종합해 적합도 평가

출력층

최종 결정

합격 / 불합격

은닉층은 왜 "숨겨진(hidden)" 층이라 부를까? 외부에서는 그 안에서 무슨 평가가 일어나는지 안 보이기 때문이다. 면접관의 머릿속을 우리가 들여다볼 수 없는 것처럼. AI가 "왜 그렇게 판단했는지" 알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.

뉴런 하나의 작동

뉴런 하나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보자. 무서워 보이지만 본질은 곱셈과 덧셈, 그리고 발사 결정이 전부다.

입력 1: x1 ── × w1 ─┐
입력 2: x2 ── × w2 ─┼─→ 합산 ─→ [활성화 함수] ─→ 출력
입력 3: x3 ── × w3 ─┘

합 = (x1 × w1) + (x2 × w2) + (x3 × w3) + 편향 b
  1. 각 입력(x)에 가중치(w)를 곱한다

  2. 모두 더한다 (+ 편향이라는 보정값)

  3. 활성화 함수를 통과시켜 최종 출력을 낸다

그게 전부다. 이 단순한 계산이 수억 번 반복돼 거대한 신경망이 된다.

활성화 함수 — 뉴런의 "성격"

활성화 함수는 "이 값이 들어왔을 때 뉴런이 얼마나 강하게 반응할지"를 결정한다.

비유: 세 명의 친구

같은 자극을 받아도 친구들의 반응 방식이 다르다.

  • 친구 A (ReLU 성격): "심심하면 안 웃고, 재밌으면 재밌는 만큼 웃는다" → 별로면 무반응, 좋으면 좋은 만큼 그대로

  • 친구 B (Sigmoid 성격): "아무리 재밌어도 100점 정도가 한계" → 모든 반응을 0~1 사이로 압축

  • 친구 C (Tanh 성격): "좋은 건 좋은 만큼, 싫은 건 싫은 만큼" → -1~1 사이로 표현

함수

성격

주로 어디에 쓰나

ReLU

0 이하는 무시, 양수는 그대로

은닉층 (가장 인기)

Sigmoid

0~1 사이로 압축

"이거 맞아요? 확률은?" 답할 때

Tanh

-1~1 사이로 압축

옛 RNN에서 자주 사용

Softmax

여러 개 중 "이거다!" 확률로

분류 문제 최종 출력


2-3. 학습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— 4단계 사이클

이제 모든 부품을 다 봤다. 이걸 조립해서 AI가 실제로 "학습"하는 4단계 사이클을 본다.

flowchart LR
    F["① 순전파<br/>Forward<br/>(답을 낸다)"] --> L["② 손실 계산<br/>Loss<br/>(얼마나 틀렸나)"]
    L --> B["③ 역전파<br/>Backward<br/>(누가 잘못했나)"]
    B --> U["④ 업데이트<br/>Update<br/>(가중치 고치기)"]
    U -->|반복| F
    style F fill:#e3f2fd,stroke:#1e88e5
    style L fill:#fff3e0,stroke:#fb8c00
    style B fill:#f3e5f5,stroke:#8e24aa
    style U fill:#e8f5e9,stroke:#43a047

한 장면에 모두 담은 그림 — 신호는 →, 오차는 ←

같은 신경망 위로 초록(순전파)은 왼→오른, 빨강(역전파)은 오른→왼으로 흐른다

1단계: 순전파 — "답을 내본다"

AI에게 데이터를 하나 보여준다. 예: 고양이 사진. AI는 입력층 → 은닉층 → 출력층을 거치며 자기 안의 가중치를 써서 답을 계산한다.

이렇게 입력에서 출력 방향으로 계산이 흘러가는 것을 순전파(Forward Propagation)라고 한다. "앞으로 흐른다"는 뜻.

2단계: 손실 계산 — "얼마나 틀렸는지 잰다"

AI의 답이 "강아지"였는데 정답은 "고양이"였다. 틀렸다. 그럼 얼마나 틀렸는지 숫자로 표현해야 한다. 이 "틀린 정도"를 손실(Loss)이라고 부른다.

비유: 양궁 점수표

양궁장을 떠올려보자. 화살이 한가운데(10점)에 박히면 손실은 0이다. 한가운데서 멀어질수록 손실이 커진다. 빗나가서 과녁 밖으로 가면 손실이 매우 커진다.

AI의 학습 목표는 단순하다 — 이 손실을 0에 가깝게 만드는 것.

손실을 재는 방식이 여럿 있다.

  • MSE (평균 제곱 오차): 집값 예측처럼 숫자를 맞추는 문제

  • 크로스 엔트로피: 고양이/강아지처럼 분류하는 문제

3단계: 역전파 — "누가 얼마나 잘못했는지 따진다"

손실이 나왔다. 예를 들어 손실이 7이라고 하자. 이 7이라는 책임을 어떻게 가중치들에게 분배할 것인가가 문제다.

Part 1에서 봤듯 출력층 → 입력층 방향으로 거꾸로 따라가면서 "이 가중치가 손실에 얼마나 기여했나"를 수학적으로 계산하는 게 역전파다.

4단계: 가중치 업데이트 — "조금씩 고친다"

각 가중치에 "이만큼 잘못했으니 이만큼 고쳐"라는 신호가 나왔다. 그 신호대로 조금씩 가중치를 조정한다. 이걸 경사 하강법(Gradient Descent)이라고 부른다.

비유: 안개 낀 산에서 가장 낮은 곳 찾기

당신이 안개 낀 산 중턱에 있고, 가장 낮은 골짜기로 내려가야 한다. 안개 때문에 전체 지형은 안 보인다. 하지만 발 밑의 기울기는 느낄 수 있다.

현명한 방법은 "발 밑에서 가장 내려가는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는 것"이다. 또 한 걸음, 또 한 걸음. 결국 골짜기에 도착한다.

발 밑 기울기를 따라 한 걸음씩 내려간다 — 시작점(빨강) → 중간 단계(주황) → 최저점(초록)

비유

AI 학습의 대응

산의 높이

손실 (틀린 정도)

발 밑의 기울기

역전파로 계산한 신호

한 걸음의 크기

학습률 (Learning Rate)

가장 낮은 골짜기

학습 완료 지점

학습률이 너무 크면 / 너무 작으면

  • 한 걸음이 너무 크면 골짜기를 지나쳐 반대쪽 산으로 올라간다 (발산)

  • 너무 작으면 영원히 내려가지 못한다

  • "적당한 크기"가 핵심이다

그리고 이걸 수만 번 반복

한 번의 사이클(순전파 → 손실 → 역전파 → 업데이트)은 가중치를 아주 조금만 바꾼다. 그래서 학습 데이터 전체를 수십~수백 번 반복해서 보여준다. 이렇게 데이터 전체를 한 바퀴 다 돌리는 1회를 에포크(Epoch)라고 부른다.


정리

  • AI의 학습 = 숫자(가중치)를 조금씩 조정하는 일의 반복

  • 신경망은 입력층 → 은닉층 → 출력층의 구조

  • 학습은 순전파 → 손실 → 역전파 → 업데이트의 4단계 사이클

  • 핵심 알고리즘: 경사 하강법 — "발 밑의 기울기를 따라 가장 낮은 골짜기로"

다음 장에서는 이런 원리로 만들어진 ChatGPT, Claude, Gemini가 서로 어떻게 다른지 본다.

마지막 수정 2026년 10월 22일